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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프로그램

휴먼 다큐멘터리 사노라면

738회 77세 울 엄마는 연애 중

 

첫사랑의 초심을 잃지 않은 돌쇠 남편과 마님 아내

아내를 마님이라 부르며, 평생을 모시고 살겠다 맹세한, 자칭 돌쇠 남편

남편의 마님 소리가 민망하면서도 평생 초심을 잃지 않고, 아낌없이 사랑해 주는 남편이 고마운 아내

남편의 고향인 경북 영주,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군복무 시절 펜팔을 하다, 서로의 첫사랑이 되고, 부부가 된 두 사람

 

서울 달동네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낮도 밤도 없이 일한 끝에 번듯한 집을 마련해 부족함 없이 살았다

7년 전, 광수 씨가 불쑥 고향 영주로 귀농하면서, 아내의 시골살이도 시작했다

홀어머니가 일흔 살이 되고, 큰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겠다 입버릇처럼 말했던 남편

 

농사짓느라 수고한다며 오골계탕을 끓여 대접하고, 손녀를 봐서 기쁘다며 손두부를 만들어 나눠먹고

덕분에 부부의 집은 수시로 사람들이 몰려와 다복하다

 

황혼의 뒤안길에서 만난 백발의 연인

열아홉 살 되던 해, 친정엄마 손에 이끌려 인물 좋은 남자와 혼례를 치른 중희 씨

남편은 듣던 대로 인물은 좋았다. 자식들에게도 자상했다

하지만, 일보다는 노는 걸 더 좋아해 중희 씨가 평생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러다 불쑥 식도암에 걸려 24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

살아 있을 땐 팔도 건달만 같더니, 막상 떠나고 나니 쓸쓸했고, 허전했다

그즈음 옹기종기 고택이 모여 있는 인근 무섬마을의 김한직 어르신(86세)도, 배우자와 사별한 뒤였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웃으로, 서로 비슷한 상황에 마음이 더 쓰이던 차,

두 사람은 조금 더 각별한 정을 나누는 연인 사이가 됐다

하루 한 끼는 꼭, 동네 손맛으로 소문난 중희 씨가 차려준 밥상을 함께 나누고, 봄이면 함께 고택에 꽃을 심는다

 

채소 반찬을 좋아하는 한직 어르신을 위해 숲을 헤매며 자연에서 난 표고버섯과 달래를 캐고,

연로한 어르신을 대신해 고택 청소를 도맡고 있다.

 

사랑의 오작교를 건너는 어머니를 누가 말려?!

이제는 천생 농부 품새가 나는 광수 씨

산기슭에서 약으로도 쓰고, 술로 담가서도 먹는 땅두릅을 캐와 세척하려던 차, 봄비가 쏟아진다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에 들어와 숨을 고르는데 어머니 중희 씨는 되레 나갈 채비를 한다

한직 어르신이 염려돼 무섬마을에 가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 빗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말이다

차편이 신통치 않은 시골이라, 오래전 어머니에게 오토바이 타는 법을 가르쳐드렸던 광수 씨

설마 팔순을 바라보는 이때껏 타실 줄은 몰랐다

 

어머니는 매일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돌다리를 건너 무섬마을로 향하는 게 일과다

아들이 차를 운전해 한직 어르신이 계시는 무섬마을까지 어머니를 모셔다드리기로 했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궂으면 궂은 대로 서로를 걱정하는 어머니와 한직 어르신의 오래된 인연을 아들도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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